"루나소프트-엠비아이솔루션 합병, 고객관리 AI로 도약”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유입하고 고객서비스(CS)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서포트를 하는 회사가 되겠다. 기업고객이 스위치를 켜듯이 인공지능(AI)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박진영, 김범수 루나소프트-엠비아이솔루션 대표는 최근 서울시 중구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루나소프트와 엠비아이솔루션은 지난해 10월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4분기 중 새로운 사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합병 법인명의 상표권을 등록하는 과정에 있다.
고객관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던 두 회사의 합병은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 설립된 루나소프트는 챗봇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회사다.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알림톡, 상담톡, 친구톡과 같은 비즈 메시지를 서비스한다. 엠비아이솔루션은 SaaS 솔루션 '해피톡'과 ARS 상담콜 등 통합 고객상담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카카오톡을 이용한 채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케팅 장점’ 루나소프트·‘상담 솔루션 강점’ 엠비아이솔루션 합병 시너지
두 대표는 루나소프트의 마케팅 솔루션 장점과 엠비아이솔루션의 상담 솔루션 강점을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전했다. 김범수 대표는 “단순히 고객 센터 솔루션만 생각해도 전화와 채팅, 이메일과 같은 매체와 네이버, 카카오, 인스타그램과 같은 앞단 플랫폼까지 커버해야할 범위가 다양하다”며 “두 업체의 강점을 합쳐서 기업고객에게 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루나소프트는 고객을 발굴하고 획득하는 분야를 잘하고 엠비아이솔루션은 코레일, 우아한형제들, 무신사와 같은 대기업 고객을 바탕으로 CS에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박진영 대표는 “두 회사의 고객 군이 겹치는 곳이 없는데 루나소프트는 고객 80% 이상이 온라인 쇼핑몰이고 엠비아이솔루션은 코레일, 우아한형제들, 무신사와 같은 대기업 고객이 주를 이룬다”라며 “두 회사의 장점을 크로스해 기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부분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루나소프트-엠비아이솔루션은 합병 이후 온사이트 마케팅, 정보성·광고성 고객 관계 관리(CRM), 챗봇, 채팅 서비스를 아우르게 됐다. 실제로 루나소프트 플랫폼에는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솔루션 '상담콜', 자연어 처리 기능을 탑재한 챗봇 'happytalk AI'가 새로 탑재됐다.
합병 이후 고객 군이 다양해지면서 실적 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합병 후를 기준으로 3만6000곳의 유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고 무료 고객사까지 합하면 7만 곳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며 “넓은 고객사풀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실적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AI 고객상담 기능 고도화…일본 진출 도전
루나소프트-엠비아이솔루션은 현재 150억원 규모 시리즈C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을 활용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김범수 대표(사진)는 CS분야에서 AI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갤럭시S3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약 3년이 지나서 나온 모델로, 2012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라며 “기술이 등장하면 약 3년간의 성숙 시간을 갖고 급속도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는데, 고객응대분야에서 AI 역시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 쓰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생성형 AI 기술이 탑재된 해피톡 챗봇 채팅상담 서비스인 ‘해피톡 AI어시스턴트(hAI Assistant)’를 보유하고 있다. 질문과 답변(Q&A) 기반의 자연어 학습을 통해 AI 고객상담이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이외에도 AI VOC(고객의 소리) 후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우수 고객사를 대상으로 기술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질문 추론 AI를 예를 들며 검증 중인 기술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생성 AI만 가지고 고객 상담을 원활하게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상담에서 AI가 고객의 질문을 듣고 요지를 추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라며 “이같이 다양한 AI 활용 기술을 기업고객들과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계획도 밝혔다. 박 대표는 “일본은 한국처럼 메시지 채팅이 고도화 되어있지 않은데, 니즈가 많다”며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활용해 고객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같이 일본에서도 채널을 활용해 일본 기업고객들에게 마케팅, CS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진출할 계획이다”고 언급했다.
창업초기부터 인연 이어져…두 대표 지분 25%
박진영 대표(사진)는 1979년생으로 한미데이타 DBMS 운영·관리를 맡고 핌즈 이지어드민 사업부 총괄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김범수 대표는 1969년생으로 연매출 700억원을 달성한 택배사인 이노지스의 대표이사를 지내고 스윗트래커를 창업한 인물이다. 스윗트래커는 택배정보 서비스 '스마트택배' 서비스를 선보인 회사다.
루나소프트와 엠비아이솔루션의 창업 시기는 2016년으로 같지만 엠비아이솔루션이 몇 개월 빨랐다. 박 대표는 이전부터 김 대표가 창업한 택배 회사를 눈여겨봤다고 한다. 박 대표는 “창업 이전부터 스마트택배를 선보인 김 대표를 알았고 루나소프트 창업 후 김 대표가 엠비아이솔루션 창업자인 것을 나중에 알게됐다”며 “사업 초반에 엠비아이솔루션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9년에 카카오톡 알림톡 서비스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김 대표는 “2019년에 박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커버해야할 솔루션 범위가 너무 넓어 합병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 대표가 가지고 있는 회사 지분을 더하면 25%다. 누적 투자금액은 양사 합산 350억 규모다. 주요 주주로는 네이버, 프리미어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틱벤처스, 수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